72시간 단식은 못 하고, 48시간 단식한 후기(결론: 함부로 시작했다간 죽는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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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다이어트 관련 콘텐츠를 많이 찾아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마주쳤을 단식 콘텐츠! 3일 만에 5kg 감량했다는 둥, 클렌징이 싹 되었다는 둥, 인터넷상에 썰이 굉장히 많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혹시 단식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적어봅니다. 

 

 

 단식 전 컨디션


저는 평소보다 점심을 30분만 늦게 먹어도 손이 달달 떨리고 추위를 느끼고 예민해지기 때문에 단식하고 10킬로가 빠진다고 해도 단식은 감히 상상조차 안 했었는데요. 단식이 오토 파지(autophage)를 일으킨단 이야기를 듣고 한 번 도전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겁도 없이 시작했었죠. 그래요, 저도 이제 건강을 생각할 나이랍니다.

 

 

 

 오토파지란?


오토 파지란 우리말로는 자가포식이라고 하는데 우리 세포가 매일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스스로 치우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적어도 48시간은 단식을 해야 오토 파지가 일어난다고 해서 48시간은 넘겨보자는 마인드로 야심 차게 3일(72시간)을 계획했지만 결과는 이미 스포일 해 드렸죠. 48시간 만에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왜 48시간만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곧 나오니까 끝까지 읽어주세요~~

 

 

 

만약 여기까지 읽으셨는데도, 꼭 단식을 해보겠다고 결심하신 분이라면, 저처럼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했다간 정말 큰 고생하실 수 있으니 단단히 채비를 하시기 바라요!! 그리고 제 글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단식 후기들을 읽어보시고 신중히, 제발 신중히 시도하세요. 저는 몇 개의 글과 유튜브에서 할 만하단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다가 정말 피봣..

 

 

 

처음부터 단식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닌데, 엄마가 소금물 2L를 30분 안에 다 먹으면 몸 안의 숙변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아침에 2L 생수병에 죽염 40g을 타서 마셨습니다. 평소에도 물을 엄청 많이 마시기 때문에 이쯤이야 하고 생각했는데, 웬걸 1.2L 정도 마시곤 더는 못 마시겠더라고요. 그리고 1.2L를 다 마신 순간부터 신호가 와서 화장실을 갔고, 그 뒤로도 한 열댓 번은 더 다녀왔던 것 같아요. 다른 건 못하고 그냥 화장실에만 들락날락하신다고 보면 됩니다ㅜ

 

 

 

원래라면 이렇게 소금물을 마시고 2시간 뒤에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숙변도 제거했겠다 갑자기 여기에 이어서 물 단식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물 단식에 돌입했죠. 정확히 말하면 첫째 날 밤 8시 전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둘째 날 오전 9시에 소금물 1.2L만 마심. 셋째 날 저녁 8시에 단식을 깸으로써 정확히 48시간 물 단식을 수행했습니다. 첫날은 생각보다 배가 안 고파서 이 정도면 5일도 할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했었죠. 하 제가 미쳤었나봅니다. 그래도 첫날이라 나름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스페인어 인강도 듣고 분리수거도 하는 등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면서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평소 물처럼 마시던 커피를 끊으니까 일찍부터 잠에 들 수 있었어요. 한 10시쯤?

 

 

 

예전에도 커피를 끊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미친 듯이 잠이 쏟아져 낮잠을 3시간씩 자고도 원래 잠드는 시간에 또 잠을 자는 기적을 보여줬었는데, 그 대신 2주 정도 지나니까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정신이 너무 말똥말똥해서 좋더라고요. 그렇지만 커피 맛을 잊지 못해서 하루 한 잔씩 마시던 게 다시 두 잔이 되고 지금은 거의 하루 3잔씩 마시고 있어 단식하는 동안 커피를 끊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렸네요 ㅋㅋ

 

 

 

이번에는 단식 때문인지 머리가 아프진 않았고 대신 잠은 아주 오래오래 잘 잤습니다. 첫째 날 10시에 자고 새벽 5시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자고, 7시, 9시, 12시, 3시 거의 2-3시간 간격으로 잤다 깨길 반복했어요. '정말 이렇게까지 잠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계속해서 잠을 잤는데, 그리고 나니 정신이 말똥말똥해 배고픔을 고스란히 경험했죠. 날 것 그대로.

 
 

 물 단식을 하는 동안 나타난 증상은, 

1. 배고픔은 크게 안 느껴지는데 물만 마셨는데도 속이 더부룩함

2. 물만 마셨는데 계속된 트림

3. 무기력함

4. 그리고 결정적으로 48시간 만에 단식을 중단하게 된 이유인 구토 증상

 

 

 

물만 마셨는데 이상하게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힘도 없고 배도 고픈데 구토까지 해가면서 단식을 계속할 수는 없겠다 싶어 48시간 만에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단식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기운 없이 지낼 바에야 그냥 평소대로 먹되 조금 더 건강하게 먹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정말 미친 듯이 계속 들면서 결국 저 스스로와 타협하고 중단한 거죠. 

 

단식 후 보식이 중요하다고 해서 단식을 끝낼 때 마시려고 사둔 사골 육수를 한 컵 마셨는데, 그마저도 마시자마자 바로 토해냈습니다. 와... 아무래도 기름진 것이라 그런지 몸에서 받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다시 원래 먹던 음식으로 컴백했는데 다행히 이건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별 준비 없이 단식을 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단식을 시작한 후에 단식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니까 컨디션이 좋을 때 시작하고, 단식하기 전에 미리 초절식을 해 위장을 준비시켜두고 시작하는 게 좋다는데 저는 둘 다 준비하지 않고 무식하게 시작한 거라 안일하게 버티려고만 했습니다. 간혹 어떤 블로그에서는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명현 현상이라고도 하는데 그런 건 믿지 않는 편이라 조금이라도 몸에 무리가 간다 싶으면 관두는 게 맞다고 생각해 물 단식 말고 대신 건강하게 먹기로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물 단식을 끝내고 단식한 기간만큼 보식을 한 뒤에 그 뒤로 간헐적 단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평소대로 먹으면서 먹는 시간만 조절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말하자면 간헐적 단식이랄까요?

위가 탈이난 상태라 계획한 대로 보식도 하기 어려울 것 같아 평소대로 먹되 먹는 시간만 10-6시나 9시-5시로 조절해 먹어보려 합니다. 간헐적 단식도 몸을 속여서 단식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고 이걸로 오토 파지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을 테니 이것도 한 번 해봐야겠어요!

 

 

 

지금까지 < 저의 72시간 단식 실패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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