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즌6까지 3일 밤 새며 몰아본 '막장 + 범죄물 = 범죄의 재구성' 후기

반응형

넷플릭스에서 뭘 봐야할 지 매번 고민하시는 분, 이거 하나면 며칠은 그냥 뜬 눈으로 밤 꼴딱 새야합니다.

그러니 컨디션 봐가면서 시작하세요!!! 꼭이요!!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이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꼭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바로 제목.

 

대체 이 드라마 제목 누가 이렇게 지은 건지 넷플릭스 직원을 하나하나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제목인데. "How to get away with murder(살인을 저지르고도 빠져나가는 법)"을 "범죄의 재구성"으로 바꾸다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빠져나가는 법"이라고만 했더라도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을까. 안타깝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왜 제목이 "범죄의 재구성"인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긴 하다. 그렇지만 많고 많은 작품들 가운데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게끔 하려면, 사람들의 눈길을 끌거나 어떤 내용인지 힌트라도 주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아직 들어본 적 없어 새롭기라도 한 제목이어야 할 텐데 이건 셋 중에 그 어느 것도 아니다.

넷플릭스 정말 이럴꺼야!!

 

이미 우리나라에선 같은 제목의 영화 《범죄의 재구성, 2004》이 있다. 있기만 한가, 너무 유명하기까지 하다. 네이버에 쳐보기만 해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차라리 아예 한국식으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더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어!' (쏠 수 있어!! 아닙니다) 정도로 했다면 그래도 사람들이 '대체 이게 무슨 작품이지?' 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제목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는 제목 때문에 빛을 못 본 듯 해 무척이나 아쉬운 작품이다.

 

네이버 범죄의 재구성 검색 화면
네이버에서 범죄의 재구성 검색 화면

 

 

저는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이 미드는 정주행 한 번 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 싸다구 날리면서 동시에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끊을 수 없게 만드는

미친 전개를 보여줍니다.

 


이건 키팅 교수의 생존기이자 성장기이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는 법정 스릴러물이다. 

그렇지만 단지 '법정 스릴러물'로만 부르기엔 너무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시즌 1만 본다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법정 스릴러물이네 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시즌 6까지 보고 나면 이건 한 인간의 생존기이자 성장기이며, 남의 이야기로 보기엔 너무 우리 같은 이야기이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약함을 다루면서 동시에 그 모든 걸 인내하고 성장하는 인간들을 다룬다.

 

 

 1. 몰입하게 만드는 독특한 전개 방식  

 

놀랍게도 처음부터 이 드라마는 사람이 죽고 시작한다. 2018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카이 캐슬>도, 최근 핫한 <펜트하우스>도 누군가가 죽으면서 시작하지만, 모든 화가 그렇게 시작하는 건 아니다. 물론 이 드라마도 매 화마다 죽는 건 아니지만(그랬다간 출연 배우가 남아나질 않겠지.) 매 화마다 사건의 결과를 먼저 보여주고 그렇게 된 경위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굉장히 몰입해서 볼 수 있다. 아마도 그렇기에 제목을 범죄의 "재구성"으로 의역한 것이겠지? 마치 매 화마다 미스터리를 풀어야 하는 탐정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드라마만의 특별한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건의 결과(살인)도 누가 저질렀는지도(범인) 초반에 모두 드러나기 때문에 오히려 스토리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어쩌다 죽이게 된 건지, 어떤 인물들이 얽혀 있는지, 왜 죽인 건지 하나하나 스토리에 오롯이 집중하며 보게 만든다. 그뿐만이 아니다. 밝혀야 할 범인이 이미 드러나 있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우린 범인의 편에 서서 그(혹은 그녀)가 법조망을 피해 무사하길 바라게 된다. 또 다른 유명한 드라마인 《덱스터(Dexter)》나 《너의 모든 것(You)》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초반부터 우린 사회적인 놈(norm)에 해당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되며 새로운 긴장감을 느낀다. 연쇄살인범인 덱스터와 스토커인 조(너의 모든 것 주인공)를 보면서 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단 건 알지만 도리어 그들을 응원하게 되고 그들이 무사하게 바라게 된다.

 

 

게다가 매 화마다 새로운 사건의 시작을 예고하는 엔딩으로 인해 쉽게 창을 닫을 수도 없다. 하나만 더 볼까? 요것까지만 보고 잘까? 하다가 새벽 4시까지 뜬 눈으로 정주행 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러니 부디 이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날 중요한 약속이 없는지 꼭 스케줄을 확인하고 시작하시길.

 

 

 

 2. 동적인 등장인물 

 

미드 범죄의 재구성 인물 관계도
미드 범죄의 재구성 인물 관계도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보통 초반부에 등장인물이 둘로 나뉜다. 선인 혹은 악인.

대부분 주인공이 착한 선인이고 그런 주인공을 훼방 놓는 나쁜 악인이 있다. 끝나갈 때쯤 개과천선하는 악인이 있기도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인위적인 설정 같아 끝까지 악인으로 남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기엔 영원한 선인도, 영원한 악인도 없습니다. 

 

그렇게 선인이나 악인으로 단정 짓기엔 모든 등장인물이 너무 다면적이고 동적이다. 주인공인 애널리스 키팅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어필할 만큼 매력적인 소유자이며 능력 또한 뛰어난 변호사이자 미들턴 대학의 법학과 교수이지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냉정한 사람이기도 하다. 또 자신의 제자들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알코올 중독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웨스를 사랑하는 동시에 프랭크와도 사랑하는 로렐, 키팅 교수의 눈에 들기 위해 물불 안 가리지만 동시에 주변을 챙기는 미카엘라, 방탕한 생활을 즐기며 살아왔지만 정작 순정남인 코너, 백인 부잣집 아들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신념을 위해 가족까지 저버리는 애셔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한 가지 성격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드러나는 또 다른 진실들로 인해 우리는 인물들을 우리 편이거나 나쁜 편, 쟤가 착한 애고 쟤가 나쁜 애, 이렇게 쉽게 나누어 단정 지을 수 없다

'왜 저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지?', '거기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쟤를 믿으면 안 되지!' 

때론 실수하고 종종 잘못된 결정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완벽하지 않아 어느새 정이 든다. 그렇게 인물이 좋아졌다가 미워졌다가 나빴다가 이해가 됐다가 하면서 극 중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처럼 느끼게 되는 기이한 감정까지 느낀다. 우리도 우리 주변 사람들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싫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기도 하지 않나?

 

 

 

 3. 부수적인 재미 

 

법정 드라마인 만큼 중간중간 여러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재미도 있다. 도저히 이길 것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는 키팅 교수를 보면 마치 우리가 함께 범죄를 해결한 것처럼 쾌감을 느낀다. 물론 항상 올바른 방법만 쓰는 건 아니지만. 몇몇 사건들은 단지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 수단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의미 있는 사건들도 있다. 무료 변호를 하는 사건들의 경우 시간과 인력의 한계로 사건에 충분히 신경을 쓰지 못하는데 그런 현실을 고발하는 사건을 맡으며 자신이 변호사를 하게 된 명분도 잊지 않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러브라인도 어느 정도 재미를 더한다. 이 러브라인이 메인은 아니지만 그게 빠지면 또 아쉽지 않나? 그리고 여러 사건의 중심에는 늘 사랑이 있기 마련이라 언제 또 관계가 바뀔지 그래서 또 어떤 새로운 사건이 생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반전의 반전이 계속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엔딩도 꽤 만족스럽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엔딩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야겠지만 김이 새지도 그렇다고 허무맹랑하지도 않은 적당한 결말이었다.

 


한 인물이 전적으로 끌고 나가는 드라마이긴 하나 어느 하나 연기 구멍인 배우가 없고 탄탄한 스토리로 끝까지 굉장히 몰입해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머리 아프게 인물들의 관계나 히스토리를 파악할 필요도 감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파악하려 애쓸 필요 없이 가볍게 그렇지만 현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무언가에 빠져들고 싶다면 《범죄의 재구성》한 편 어때요?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