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준비하는 자세, 좋은 구스 이불 고르는 방법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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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가기 전 꼭 하고 싶은 위시 리스트를 메모장에 적어뒀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호텔처럼 침대를 꾸미는 것이었어요. 호텔 침구하면 바로 구스 이불 아니겠어요? 그런데 처음 구스 이불을 사는 거다 보니 어떤 걸 비교하고 따져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신세계, 롯데, 현대 백화점을 전부 돌아보며 구스 이불을 살 때 비교해야 할 사항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싹 정리해보았습니다.

 

 

구스 이불 살까 말까 고민 중이세요?

호캉스를 하면 한 번쯤 내 방 침대도 이렇게 꾸몄으면 좋겠다 싶잖아요. 푹신한 침대와 몸에 착 감기는 이불, 그리고 화이트 톤의 깔끔한 색상이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게 만드니깐요. 요즘 코로나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도 함께 늘어난 건, 저만 그런거 아니죠?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하루 중에 가장 많은 시간 사용하는 것에 많은 투자를 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요. 이상하게 하루 입으면 앞으로 몇 일동안은 입지 않는 옷이나 가방에는 비싼 돈을 쓰면서 정작 매일매일 덮는 이불과 베개에 큰 돈을 쓰는 건 망설여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큰 마음 먹고 이불과 베개를 좋은 것으로 바꿔보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구스 이불을 고를 때 살펴봐야할 사항

 

1) 구스의 원산지

구스 이불에 대해 찾아보지 않은 사람도 헝가리 구스가 좋단 이야긴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아무래도 추운 지방에서 자란 구스의 털의 보온력이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헝가리, 폴란드, 시베리아, 캐나다 구스가 많이 언급되는데요. 와인도 그렇듯이 털을 채취한 연도의 날씨에 따라서 같은 국가에서 자란 구스도 퀄리티가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어느 국가에서 자란 구스가 제일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해요. 다만, 평균적으로 폴란드 구스가 가장 프리미엄 구스 이불에 사용된다고 하는데요. 처음 구스 이불에 입문하는 거라면 꼭 폴란드 구스만 고집하기보다는 예산과 함께 비교해보시면서 구매하시길 바랄게요.

 

 

2) 솜털과 깃털의 비율

구스의 깃털(Feather)과 솜털(Down)은 어느 부위인지에 따라 나뉩니다. 가슴 부위에 난 털이 솜털, 목 부분에 난 털이 깃털이라고 해요. 둘 중 어느 것이 낫다고 하기보단 어떤 용도로 쓰는지에 따라 다른데요. 보온력이 중요한 이불에는 솜털이, 머리와 목을 지지해주는 게 필요한 베개엔 깃털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 게 좋다고 합니다. 

 

 

 

솜털이 10%인것부터 솜털이 95%인 것까지 다양한데요. 고민하게 되는 건, 솜털과 깃털의 비율이 8:2이거나 9:1인 것 정도더라고요. 솜털은 거위 한 마리당 2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솜털 함량이 높을 수록 더 비쌀 수밖에 없겠죠. 프리미엄 구스 이불일 수록 솜털의 비율이 높지만 100% 솜털로 된 구스 이불은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털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100% 순수한 솜털만 골라 충진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국내 기준으로는 정확한 함량을 표기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100% 솜털로 표기되는 구스 이불이더라도 국내에서는 100%로 표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합니다.

 

 

3) 중량

매장에 가서 한 번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구스 다운은 몹시 가볍습니다. 1, 20g 만큼 다운이 더 들어가려면 엄청난 양의 다운이 들어가야 합니다. 같은 규격의 이불이라도 충진된 구스 다운의 중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요. 당연히 중량이 높을수록 더 비싸겠죠. 제가 알아보니 보통 싱글 사이즈가 600g, 퀸 사이즈가 800g, 킹 사이즈가 1,000g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중량도 무조건 많다고 좋은 건 아니랍니다. 사람에 따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도 있고, 어느 계절용으로 구매하는지에 따라서 중량도 다르게 구매해야겠죠. 중량이 높을수록 보온성이 높아 겨울 이불에 알맞다고 하고요. 여름 이불로 쓰는 거면 싱글 기준으로 150-300g 정도가 알맞다고 해요. 사계절용은 500 - 650g 사이면 적절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4계절용으로 구하는 것이기도 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600g짜리를 골랐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다운은 추가 충진은 가능하지만 이미 들어 있는 다운을 빼내는 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구매해서 덮어 보고 너무 춥다 싶으면 그 뒤에 추가로 100g 정도 충진하는 게 낫다고 하시더라고요.

 

 

4) 필 파워(Fill power)

글자 그대로 필 파워는 충진력인데요. 설명을 들으니까 필 파워는 한글로 복원력에 가깝더라고요. 이불이 눌렸다가 다시 원래대로 복원이 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죠. 이번에 구스 이불을 사려고 정말 많은 매장을 돌아다녔는데요. 어떤 매장에선 구스 이불을 살 때 필 파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고, 어떤 매장에서는 필 파워가 750 이상이면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보다는 오히려 커버가 더 중요하다고 하고요.

 

 

꼭 구스 이불을 살 때만이 아니라 어떤 물건을 사던 간에 가장 좋은 물건을 사고 싶긴 하지만, 내가 가진 돈을 생각해 고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 무조건 좋다고 해서 덜컥 사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 항목들 중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또 항목별로 최소한의 기준을 정해둬야 그에 못 미치는 물건은 빨리 제외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필파워는 750 이상이면 준수한 수준이라 생각하고, 커버에 어떤 소재를 썼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봤습니다.

 

 

5) 커버

커버가 중요한 이유는 커버에 따라서 안에 들어있는 구스 털이 빠져나오는 정도가 달라진다고 해요. 똑같은 구스를 써서 만든 이불솜이라도 커버가 면인지, 기능성 소재인지 등등에 따라서 또 가격이 달라지더라고요. 어떤 곳은 80수짜리 면, 어떤 곳은 100수짜리 면, 또 어떤 곳은 모달이 섞여 있는 등 다양한 종류의 커버가 있더라고요.

 

 

커버는 소재 외에도 박음질을 잘 봐야 하는데요. 구스 다운 이불을 살펴보면 칸칸이 박음질이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건 이불을 덮다가 한 쪽으로 솜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 구역을 나눠 놓은 거예요. 이걸 입체 봉제라고 합니다. 이 박음질이 너무 좁게 되어 있으면 그 칸 안에서 구스 다운이 충분히 돌아다니면서 공기감을 만들기가 어렵고, 또 너무 넓게 되어 있으면 구스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니까 박음질로 구분해놓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매장에 가서 박음질이 알맞게 잘 되어 있는지도 꼭 확인해보고 구매하시길 권해드립니다.

 

6) 예산

차를 사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지 않으실까 싶은데요. 처음에 사려던 차에다 이것저것 옵션을 추가하면 한 단계 더 높은 차 값과 비슷해져 한 단계 더 높은 차를 살까 말까 고민하게 되잖아요. 그러다보면 국산 소형차 한 대를 사려다 나도 모르는 사이 SUV를 주문하게 되는 기이한 루프에 빠지게 되죠.

 

구스 이불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고 알아보러 갔더니 백 만원짜리 이불이 비싼 건지 싼 건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구슬 이불은 한 번 사면 10년은 덮는다고 하니 이왕이면 좋은 나라 구스로 필 파워도 높고, 다운 비율도 높은 걸 사려다보니 어느새 점점 금액이 올라가는 거예요. 사고 싶은 마음이 점커지다보니까 나중엔 명품 백 하나 살 가격까지 올라갈 정도라 집에 돌아와 진정 좀 하고 구매를 하기로 했어요. 그러고 나서 제가 감당할 예산이 얼마인지 정해두고 그 안에서 적당한 스펙의 구스 이불을 사기로 결정했죠. 첫 구스 이불 입문으로는 최선의 이불을 샀다고 생각합니다.

 

 

7) 각종 인증(RDS, Allergy Free 등)

여러가지 인증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마음의 위안을 주기는 하죠.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면 알러지 프리 소재를 썼는지와 오코텍스 인증(3세 미만의 영유아가 사용하기에도 적합한 섬유에 대한 인증 마크)를 받았는지도 체크해보면 좋겠죠.

 

또, 구스 이불을 사기로 결정하셨다면,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인증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해보셨으면 좋겠는데요. RDS는 거위털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행위(강제 먹이 주입, 살아 있는 거위에서 털을 뽑는 행위 등)을 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인증입니다.

 

저로서는 꽤 큰 돈을 들여서 처음으로 구스 다운 이불을 구매했는데요. 제가 산 곳은 주문하면 그 때 새롭게 제작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집에 가지고 올 수 없었습니다. 얼른 배송이 왔으면 좋겠는데요. 나중에 제가 직접 덮어보고 후기도 포스팅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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