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4.0까지만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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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oughts   

 

취업 준비할 때는 이 책이랑 포지셔닝을 시험 준비하듯 열심히 읽었었는데 막상 실무를 접한 후 다시 읽게 되니 꽤 새롭게 읽힌다. 약간 오만방자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그 땐 모든 게 새롭고 대단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같달까? 물론 이 책이 발간된 2017년으로부터 약 3년이 지난 뒤니까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몇 개의 법칙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단순화되어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칠 수 있어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그렇지만 책은 독자와 상호작용하면서 그 가치가 풍부해지는 법. 

원론적인 내용들에 실무를 통해 했던 경험들을 하나씩 대입해보면서 그간 흩어져 있던 경험들을 체계화하고 분류해볼 수 있다. 꼭 마케팅을 잘 모르는 사람만 읽을 게 아니라 오히려 마케팅 실무를 하는 사람이 읽었을 때 내용이 실감된다. 가령, '기업은 메시지의 노출 빈도와 양을 늘린다고 해서 반드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강력한 차별화를 선보이고, 몇 군데의 중요한 접점에서 고객과 의미 있게 연결되어야 한다.'(p.109)라고 했을 때 몇 군데의 중요한 접점인지 책에 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실무 경험을 통해 어떤 접점이었는지를 생각해 정리해보며 책 내용이 한층 풍부하게 다가오고 실감된다.

 

 

  새로운 고객 경로: 5A   

 

고객의 경로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5A, 인지(Awareness), 호감(Appeal), 질문(Ask), 행동(Act), 옹호(Advocate)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모든 기업은 자신의 제품/서비스가 인지에서 옹호로 옮겨가도록 해야 한다. 5개의 단계로 나뉘지만 제품의 특성에 따라 몇 개의 단계를 뛰어넘기도 하고, 이전 단계로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각 단계의 명칭은 꽤 직관적이라 구태여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인지는 해당 브랜드를 한 번이라도 들어 봤는지, 알고 있는지, 호감은 해당 브랜드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은 주변 사람 혹은 검색을 통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정보 수집을 해봤는지, 행동은 구매로 이어졌는지, 옹호는 재구매를 하거나 주변에 추천을 하는지를 나타낸다. 

 

 

 

 

고객 구매 여정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인지를 옹호로 얼마나 잘 전환시키는지 평가하는 방법이 BAR이다. 예를 들어 시장에 100명이 있는데 그 중 90명이 우리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렸고, 그 중 18명만이 브랜드를 구매하고 9명만이 주변에 그 브랜드를 추천했다고 하자. 그러면 9/90 즉, BAR은 0.1(10%)가 된다. 다만, 브랜드 옹호자 수 ÷ 브랜드 인지자 수로 단순하게 나타내지 않은 이유는 위 그림에서처럼 쪼개어 봐야 어디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단계마다 매력도 / 호기심 / 구매력 / 친밀도의 지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고, 어느 지표가 낮은지 파악할 수 있다면 그에 적합한 해결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의 전략적 활용 방법

 

필립 코틀러는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의 전략적 활용 방법으로 총 4가지를 제안한다. 

1) 브랜드 매력을 높이기 위한 인간 중심의 마케팅

2) 브랜드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콘텐츠 마케팅

3) 브랜드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옴니채널 마케팅

4) 브랜드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참여 마케팅

 

 

 

 

 

눈치 빠른 사람을 알아차렸겠지만 앞서 언급한 고객 경로 5단계에서 각 전환이 이루어지는 4개 지점별로 마케팅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그 중 중요한 단계는 바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3번째와 추천 및 재구매가 이루어지는 4번째일 것이다. 그 중 아무래도 구매가 이루어지는 3단계에서 제안하는 전략인 '옴니채널 마케팅'은 마케터 입장에서 단순히 온,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다들 쇼루밍(오프라인에서 실물을 보고 온라인에서 구매), 웹루밍(온라인에서 검색 및 비교 후 오프라인에서 구매)을 넘나들며 굳이 채널을 의식하지 않고 구매한다. 옷이나 신발 같은건 매장에서 입어보고 신어본 후 가격을 비교해 온라인에서 사고, 가전 제품은 여러 모델 중 몇 개로 후보를 추려 매장에 직접 가서 써보고 구매한다. 이렇게 오프라인→온라인 혹은 온라인→오프라인으로 넘나드는 과정에서 어떠한 불편이나 방해가 없이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이루어져야 하는게 핵심이고 때론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BMW의 경우 옥외 광고에 광고하고 있는 제품을 스캔하면 제품에 대한 설명부터 구매까지 채 10분도 안 걸리고 완료할 수 있고, 프랑스 슈퍼마켓인 카지노는 제품에 붙어 있는 NFC 태그를 태깅하면 제품 설명부터 구매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구매 여정의 접점에서 각 채널의 이점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마케팅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실무자의 입장에선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책이긴 하다.  그렇지만 처음에 말한 것처럼 알고 있더라도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라던가 경험적 지식이 체계화되지 않은 경우 찬찬히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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