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단 3분도 집중하기 어렵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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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한 때 내가 생각해도 내가 너무 똑똑한 게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아주 찰나였지만.

가만히 앉아서 논문 한 편을 뚝딱 읽고,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단순하지만 정교한 실험을 짜낸 저자에 감탄하고, 그 실험으로 증명해낸 가설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느끼며 기뻐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전혀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접했던 이론들과 연결 고리가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면서 흥분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책 한 장을 넘기는 동안에도 오롯이 집중하기가 어렵다. 자꾸 울려대는 재난 문자, 푸시 알람, bgm으로 틀어놓은 유튜브 음악들이 자꾸 방해를 한다. 어떻게든 집중을 해보려고 뽀모도르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25분 집중, 5분 휴식을 반복해봐도 25분은 너무 길고 길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듀얼 모니터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으며, 수시로 폰을 켰다 끄며 새로운 메시지가 온 게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어디선가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는 자식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핸드폰을 사주지 않는단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인터넷 사용도 제한한다는 것 같았다. 그 때 인터넷은 나쁜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하곤 곧바로 또다시 다른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 서핑을 했다.

이 책을 읽어 보니, 인터넷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도 인터넷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게 아닌가 싶다. 요즘 시대에 인터넷은 나쁘다던가 인터넷을 멀리해야 한다 따위의 말을 하고 싶진 않다. COVID-19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된 2020년에는 더욱.

다만 우리가 향유하는 인터넷이 주는 영향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용하는 것과 이에 끌려 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에 이 책으로 꼭 알아보길 바란다.

 

 

 

■ 구글은 산만함을 업으로 삼는 기업이다. 

 

구글의 수익은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더 빠르게 웹페이지를 서핑할 수록, 더 많은 링크를 클릭하고, 더 많은 페이지를 볼수록 구글은 더 많은 광고를 보게 할 기회를 얻는다. 우리가 구글을 이용할 때 돈을 받지 않는 대신 페이지를 볼 때마다 보여주는 광고로 돈을 번다는 것을 안다면, 더 많이 광고를 보여주는 게 곧 더 많은 돈을 버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웹에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클릭을 우리의 집중력을 깨뜨리고 분산시키게 되는데, 그렇게 할수록 구글이 경제적인 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글은 우리들이 짧게 짧게 한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옮겨 다니도록 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팝업창과 알람으로 우리를 현혹할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주의를 옮기는데 드는 비용을 계속해서 치르게 된다.

한 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로 옮겨가게 되면 우리는 전환 비용(switching cost)를 치르게 된다. 순식간에 주의를 옮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 작업을 하다가 다른 작업을 하게 되면 두 번째 작업에 적응하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주의를 여기저기로 옮기는 주기가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의 작업들에 대해서는 온전하게 주의를 집중할 수 없다. 

 

 

■  뇌는 우리가 사고하는 대로 바뀐다. 

 

우리의 뇌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변한다. 가장 복잡한 도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런던 택시 기사들의 해마를 들여다보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공간을 처리하는 해마 속 영역이 더 크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이 밖에도 시각을 상실한 사람의 경우,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피질이 그 기능을 하지 않고 노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청각 정보를 처리하게 됨으로써 청각 정보를 더 기민하게 처리하게 된다는 증거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가소성이 항상 우리에게 유리하고 유용한 방향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즉 이러한 가소성이 꼭 우리 사고나 행동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하지 않는 행동들 역시 약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즉, 짧고 간결하게 메세지를 보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긴 기사나 소설 대신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짤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긴 호흡의 글을 읽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언제든지 검색하면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덕에 무언가를 기억하는 능력도 잃어버렸다. 

한 가지 희망적인 건,

그나마 신경 가소성 덕분에 지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은 배제할 수 없는 효율적인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 깊이 있는 사고라던가 기존의 알고 있던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융하는 능력을 대가로 치르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인터넷-free 시간을 매일 가지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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