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중 초밥의 달인, 종로 오마카세, 스시미치루 런치 후기
- 잘놀기/잘먹기
- 2021. 5. 31.
초밥을 엄청 좋아하지만, 오마카세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잘 먹지 못하는데요. 특별히 지인 찬스로 뭘 먹으면 좋을까 고민하다 문득 오마카세가 생각나지 뭐예요? 광화문 오마카세를 검색해보니 스시소라가 많이 나오던데요. 거긴 셰프님을 지정할 수 있는 것 같던데, 후기가 좋은 오승복 셰프님이 강남점으로 옮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폭풍 검색을 통해 생활의 달인에 나오셨다는 이만 셰프님의 스시미치루를 찾았습니다.
종로 스시미치루 위치
스타벅스를 보고 찾으시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이마 빌딩 지하 1층입니다. 지하 1층에 다른 음식점도 많던데요. 스시미치루는 조금 외진 곳에 숨어 있어요. 은둔식달에 걸맞게 말이죠.
스시미치루 오마카세 가격 및 예약 방법
- 런치 -
60,000원
- 디너 -
100,000원
이렇게 오마카세만 있고요. 대신 테이크 아웃의 경우 50,000원이더라고요. 예약은 '캐치 테이블'이란 어플을 통해서 했는데요. 저는 런치를 먹어서 3만 원을 예약금을 걸고, 체크인을 하게 되면 예약금이 환불되는 시스템이더라고요. 이번에 캐치 테이블을 처음 이용해봤는데, 최근에 캐치 테이블을 통해 예약을 받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돈스파이크 레스토랑에 가려고 했을 때도 이걸 통해서 예약을 하려다 실패했었거든요.
저는 12시로 신청했는데요. 오픈 시간이라서 그런지 정말 칼같이 12시에 들여보내 주시더라고요. 하나하나 코로나 체크인을 한 뒤에 입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맛
기억을 더듬어보니 최대 14명 정도 앉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별도 테이블 석은 없고 전부 셰프님을 바라보고 앉아 있게 되어 있는데요. 저는 구석자리에 앉아서 셰프님의 솜씨를 직접 목전에서 보진 못했어요. 보시면 코로나 때문에 각 예약한 팀별로 투명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고요. 두 번째 사진에 있는 분이 이만 셰프님입니다. 세 번째 사진을 보시면 보조 셰프님이 있어서 옆에서 부지런히 재료를 손질하고, 피스들을 하나하나 서빙해주시더라고요. 식당에 딱 들어가면 오른쪽 사진처럼 샐러드와 계란찜이 세팅되어 있어요. 차는 녹차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너무 써서 저는 중간에 따뜻한 물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시미가 나오고요. 그다음에 1pc씩 흰 살 생선부터 점차 붉은 살 생선으로 넘어가고, 마지막에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우동과 디저트를 제외하고는 총 16피스가 순서대로 나오더라고요. 하나씩 살펴보실까요?
사시미 > 교꾸(계란) > 도미 마스까와 > 광어 지느러미
한 피스씩 나올 때마다 보조 셰프님이 어떤 초밥인지 말씀을 해주시는데요. 일본어로 설명을 해주셔서 살짝 모르겠는 초밥들도 있었는데 들리는 대로 적어두었다가 틈틈이 초록창에 검색해봤어요.
처음 나온 사시미는 살짝 실망스러웠는데요. 3피스 정도였는데, 관자랑 참치랑 또 한 가지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러고 나서 교꾸(계란)가 나왔는데요. 진짜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보통 계란은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데, 초반에 나와서 의아하긴 했는데요. 다른 분들 블로그를 보니 계란이 따뜻할 때 서빙하려고 초반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겉은 빵 같은 식감이었는데 씹는 순간 계란이 탁 터지는 듯 너무 부드러워 계란 푸딩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도미 마스까와는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었고요. 그다음 광어 지느러미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쫄깃쫄깃했어요.
전갱이 > 참치 뱃살 2 종류 > 참치 타다끼
전갱이도 맛있었지만 참치가 정말 입에서 녹더라고요. 참치 첫 피스를 먹을 때 맛있었는데요. 그다음 피스부터 입에 넣는 순간 살살 녹더라고요. 아래쪽에 있는 두 피스는 정말 기름지고 꿀맛이었어요. 신기하게 참치에 소금을 뿌려서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친절하게 간장 찍지 말고 먹으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금태 > 정어리 > 청어 > 새우
금태는 처음 먹어보는 건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고 참치보다 훨씬 지방이 풍부하더라고요. 이쯤 되니 왜 물이 아니라 쓴 녹차를 내어주시는지 알겠더라고요. 기름진 느낌을 가시게 하려고 녹차를 내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정어리랑 청어는 와사비를 듬뿍 얹어서 먹으라고 말씀해주시던데요. 비린내가 심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인가 싶어 걱정했는데 전혀 비린내 없이 먹었어요. 깔끔했습니다.
장어 > 전복 > 마끼 > 하겐다즈 녹차 아이스크림
마끼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너무 커서 마끼를 쌀 때 사람들이 다들 저걸 어떻게 먹지? 하면서 소리 내서 감탄하더라고요. 저는 심지어 끝자리에 앉아서 제일 큰 꽁다리를 얻었습니다. 얼핏 보면 저 크기가 가늠 안 될 수 있는데요. 새우튀김과 계란, 참치 토막까지 정말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어요. 양손으로 잡고 먹으라고 하시던데 제 껀 한 다섯 입으로 나눠 먹은 것 같아요.
순차적으로 먹다 보니 한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70분 정도로 생각하시고 여유롭게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셰프님의 서비스로 마지막에 처음에 서빙한 계란을 한 조각씩 포장해주셨어요. 너무 배가 불러서 바로 먹진 못하고 거의 저녁이 다 되어서 먹었는데요. 그래도 맛있었어요.
총 평
이렇게 천천히 한 조각씩 음미하며 먹으니까 정말 배가 꽉 차더라고요. 오래간만에 여유롭게 음미하는 점심시간을 보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광화문의 미들급 스시는 4만 원 대인데 반해 여기는 6만 원이라 그 정도의 가치를 하는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다른 곳을 아직 방문하진 않았지만 제 돈 6만 원을 주고 먹는다고 생각하면 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차라리 4만 원 대의 가성비 있는 미들급 스시 집을 가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찐 사장의 < 초밥의 달인, 스시미치루의 런치 오마카세 후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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