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예약해야만 맛볼 수 있는 2시간 스키야키 코스, 연남동 사심
- 잘놀기/잘먹기
- 2023. 1. 14.
코 끝이 시리게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따뜻한 국물 요리가 먹고 싶어 졌는데요. 마침 자주 보는 맛집 유튜브 채널에 스키야키 코스 집 '사심'이 소개된 걸 보고 바로 캐치테이블을 켜서 예약했요. 아, 솔직히 이전에 그 채널에서 소개해준 곳을 다녀왔다가 실망해서 살짝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여기는 음식이 꽤 좋아 보여서 다녀오기로 했어요.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 채널에서 소개하는 곳 안 가기로 하고)
연남동 사심
유튜브에서 입구를 보고 간 뒤라서 위치를 찾기 쉬웠는데요. 입구가 살짝 좁아서 지나치기 쉬운데 붉은 창문을 찾으면 찾기 쉬우실 거예요!
* 스키야키
소고기를 메인으로 간장과 설탕으로 양념을 하고 쑥갓, 파, 양파, 배추, 감자, 버섯 등 다양한 채소와 두부 등을 함께 넣어 익힌 뒤 날계란에 찍어 먹는 일본의 전통 요리
사심 영업시간
일요일 휴무
* 월 - 토
18:00 - 23:00
사심 메뉴
총 9개의 코스로 되어 있고요. 총 디너 시간은 2시간입니다. 저녁 시간은 6시, 8시 30분 이렇게 두 번 있는데요. 직장인에겐 두 타임 모두 너무 애매하더라고요. 퇴근이 6신데 6시 디너 코스를 어떻게 가냐~~
퇴근 후 간단하게 요기하고 8시 반 타임을 노리기로 했어요. 퇴근하고 집에서 홍루이젠 하나 먹으면서 기다리다가 수정 화장하고 나니까 얼추 나갈 때가 다 되더라고요. 금방이다 금방!
사심 내부 인테리어
사심 입구가 너무 색다르지 않아요? 정말 오래간만에 클럽에 가는 느낌이었어요. 여기가 반지하인데 밖에서 보면 창문에 빨간색 필름이 붙어 있거든요. 그래서 밖에서 내부는 잘 안 보이고, 안에서 밖은 그래도 좀 보이게 해 두었더라고요. 반지하라서 이렇게 이색적인 느낌으로 인테리어를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자리가 총 4팀이 앉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같은 타임으로 예약했더라도 먼저 오는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를 선택할 수 있더라고요. 저희는 배고파서 일찍 간 것뿐인데 자리 선택권을 얻어서 좋더라고요~ 혹시 여기 가게 되시면 예약한 시간보다 살짝 여유롭게 도착해서 먼저 원하는 자리에 앉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심 디너 코스 후기
죽 - 전채 - 사시미 - 구이 - 조림 - 튀김 - 스키야키 - 식사 - 후식 5.5
1. 죽: 흑임자 죽
첫 애피타이저로 나온 흑임자 죽이 너무 맛있더라고요! 죽이 맛있어 봤자지라고 생각했는데, 첫 한 입을 먹자마자 육수 맛이 남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흑임자 죽인데 고기 맛이 난다고 할까요? 육수가 깊은 맛이 나서 죽이 아니라 국밥에 밥을 말아먹는 기분이 들었어요.
2. 전채: 물회
숙성회와 새우로 만든 물회인데요! 남자 친구는 식초 맛 때문에 너무 새콤해서 취향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저는 오히려 새콤한 식초 맛이 입맛을 돌게 해 줘서 좋았어요. 제가 원래 물회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3. 사시미: 방어, 삼치, 관자, 단새우
사시미로는 제철인 방어 2 pcs와 삼치, 단새우, 관자가 나왔어요. 올해 먹은 방어 죽에 제일 맛있었습니다. 삼치는 향이 살짝 강했는데요. 씹을수록 삼치 고유의 맛과 살짝 훈연한 듯한 향이 느껴지는 게 너무 맛있었습니다. 관자도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단새우는 씹을수록 단 맛이 느껴지더라고요!
4. 구이: 닭목살 구이
남자 친구의 원픽은 바로 이 닭다리살 배추 구이! 닭다리살을 배추로 둘러싸서 살짝 구운 후에 마요소스를 찍어 먹는 거였는데요. 접시를 뚫고 나갈 정도로 소스를 박박 긁어서 먹었어요!!! 위에는 유자 제스트를 살짝 뿌려줘서 상큼한 맛이 더해졌어요.
5. 조림: 도미조림
맛있게 먹는 팁은요. 도미 조림을 잘게 나눠서 밑에 깔린 소스를 계속 덧발라 먹는 거예요. 한꺼번에 먹어도 맛있긴 한데 소스가 안쪽까지 쏙쏙 배지는 못해서요. 겉은 불에 그을리고 소스랑 같이 먹으면 맛있는데, 속은 잘못 먹으면 퍽퍽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얘를 잘게 나눠서 소스를 듬뿍 발라 먹어야 맛있더라고요.
6. 튀김: 함박가츠
딱 나온 순간부터 트러플 향이 한가득~ 납니다. 최초이는 또 트러플에 환장하죠! 나왔을 때 순식간에 먹으면 입천장 다 까지니깐요. 꼭 반 잘라서 식힌 후에 드세요. 어떻게 아냐고요? 쉿. 묻지 마세요.
7. 스키야키
드디어 메인이에요! 무려 6개의 코스를 먹고 난 뒤에 비로소 스키야키가 나옵니다. 천천히 먹다 보니 배가 무척 불렀는데 막상 스키야키가 나오니 또 먹게 되더라고요! 국물이라 그런가.
테이블이 인덕션으로 되어 있어서 따로 세팅을 하지 않아도 냄비만 올려서 먹을 수 있어요. 국물이 자작하게 있고 보글보글 끓이다 보면 중간에 고기를 담가서 먹으면 되는데요. 고기는 등심하고 차돌박이 두 종류가 나오는데 저는 등심이 더 맛있었어요!
8. 식사: 크림 파스타
우동하고 크림 파스타 둘 중 어떤 것을 먹을 건지 선택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이색적으로 크림 파스타를 골랐어요! 주변을 둘러보니까 전체 4팀 중에 3팀이 크림 파스타, 한 팀만 우동을 선택했더라고요!
크림 파스타를 끓기이기 전에 맵기 취향을 물어보셨는데요. 저희 둘 다 맵찔이라 너무 맵지 않은 정도로 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막상 크림 파스타를 먹으니까 살짝 매콤한 게 오히려 덜 느끼하고 맛있을 것 같기도 해요!
저는 파스타를 따로 조금 끓여서 주실 줄 알았는데요. 다 먹은 스키야키 국물을 자작하게 졸여서 우유를 부어서 크림 파스타로 만들어주시더라고요.
9. 후식: 바닐라 아이스크림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캐러멜 소스, 소금을 뿌려 주시는데요.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소금을 솔솔 뿌리는 단 맛이 훨씬 잘 느껴지는 거 다들 아시죠? 요즘 쇼츠 보니까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후추 + 올리브 오일 조합도 유명하던데 그 조합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았어요.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특별할 것은 없었고, 긴 여정의 딱 마무리로 알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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