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우리 팀장님이 읽으면 참 좋을텐데.

반응형

제목만 봤을 때는 '일=업무'로 생각해 우리가 일에 대해 갖고 있는 환상을 깨 주는 그런 책이라 생각했다. 대학원에서 교수님이 하신 말씀인 '자기실현하려고 일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일까. 업무에 대한 우리들의 환상이나 착각을 다루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사뭇 거리가 있는 책이었다. 그보다는 회사(기업)에 대한 9가지 거짓말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에서 다루는 9가지 거짓말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얼핏 보기만 해도 몇 개는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딱히 뭐가 더 맞는지 모르겠기도 하고, 또 몇 개는 맞는 말처럼 보여 뭐가 거짓말인지 잘 모르겠기도 하다. 일과 생활의 균형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기엔 찜찜하고, 리더십은 당연히 중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며, 최고의 인재는 꼭 다재다능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다른 뛰어난 사람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막연한 생각들과 비교해 저자는 좀 더 명확하고 설명력을 가지는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여러 통계적, 실험적 자료를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나처럼 누군가의 관리를 받는 직급보다는 팀장이나 임원처럼 누군가를 관리하는 사람이 읽는게 더 적절할 듯한데 주로 인적 자원을 다루는 데 있어 흔히 범하기 쉬운 착각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의 관리를 받는 나와 같은 사원급, 대리급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이 많은데 읽다 보면 왜 평소에 회사가 우리를 그렇게(?) 대하는지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 현재 내가 관리하는 사람보다 나를 관리하는 사람이 많다면?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단 하나의 명제는, '회사에서는 모든게 통제 관련 문제'라는 점이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가끔 회사가 개개인의 적성과 장단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업무 분장을 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던지, 개개인의 능력 교육에 무심한 회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연말 평가와 마주할 때면 현업과는 동떨어진 평가 기준에 꾸역꾸역 맞춰 자기 평가를 하곤 말도 안 되는 평가 기준에 분개하다가 결국 그 기준에 맞춰 어떻게든 좋은 점수를 받으려 애쓰는 자신의 모습에 현타가 온다. 그 이후에는 점차 그 기준에 맞춰 자신을 바꿔나가게 된다. 물론 나도 그렇고.

 

 

애초에 현실과 동떨어진 우스운 평가 기준을 만든 게 '쉬운 통제'를 위함인 것을 깨닫는다면, 그 기준에 내가 맞고 안 맞음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아무래도 연말 평가를 앞둔 직장인이라 이 부분이 그렇게나 강렬하게 내 머릿속에 남은 것일 수 있는데,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지내다가도 12월만 다가오면 은근히 예민해진다. 그런데 이 책에서 평가 기준은 결국 회사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 직원들을 통제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몇 개의 기준만으로 직원들을 평가하다 보면 결국 나와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 모두 비슷비슷하게 변해갈 수밖에 없고, 같은 기준 상에서 잘하고 못하는 차이만 있는 고만고만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문제는 회사가 들이미는 잣대가 직원들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행동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이고 이게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능력이나 내가 성장하기를 원하는 능력과는 전혀 무관한 능력이란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은퇴하고 나면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고, 그렇기 때문에 90년대생은 퇴근 후 제2의 라이프를 준비하는 게 아닌 가 싶다. 

 

 

 

▣ 현재 나를 관리하는 사람보다 내가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 더 많다면?

 

이 책은 관리자의 입장에서 팀원들을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초점을 맞춰야할 부분들, 던져야 할 질문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인사팀에서 좀 읽었으면. 

 

  지금 평가하려는 것은 상태인가, 형질인가?

 

상태는 현재 기분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바뀌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것이다. 반면 형질은 사람에게 내재된 것으로 지속적인 것이다. 즉, 평가하려는 사고력, 리더십, 잠재력 등을 상태로 보면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묻는 설문이나 옳은 답과 그른 답이 있는 테스트로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 대신 평가해줄 수 없고, 형질이라면 그건 교육을 받는다고 특별히 달라질 바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평가를 할 필요도, 역량 개발을 위해 교육을 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 점은 회사가 직원들을 관리(통제)하기 위한 수단에 너무 연연하지 말 것이라는 점- 직장인이니까 그렇다고 무시할 순 없고 나의 성장을 회사에 오롯이 맡길 수는 없다는 점-과 그렇기 때문에 퇴직 이후에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 성장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